2018년 9월 1일의 아들일기

이날은 토요일이었고 아내의 언니(처형)가 서울로 이사를 간 기념으로 아들을 두고 처형네 집으로 서울 구경을 가는 날이었다.
 
아들은 가끔 엄마를 보고 싶다고는 했지만 매우 신나게 놀았다. 낮부터 너무 놀아 낮잠을 자고 저녁도 집에서 잘 먹었다
 
그리고 집 앞 마트에 걸어가서 잘 놀고 간식 등을 사들고 걸어오는 길이었다.
 
아직 만 3세가 되지 않은 아이가 걷기에는 힘든길 이었을 것이다. 아들은 아빠 손을 잡고 걷다가 가끔 멈춰서 나를 올려다보고 내 손을 보곤 했다. 내 한 손은 아들의 손을 잡고 있었고, 나머지 한 손과 어깨는 짐들이 걸려있었다. 아들은 뭔가를 바라는 듯했으나 이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시 나를 훑어보기를 반복… 그래서 아들에게 물었다.
 
아빠 : “아들 걷는 거 힘들어? 아빠가 안아줄까?”
아들 : “힘드어 힘드어”
 
울먹하는 아들을 번쩍 안아서 걸으면서 이야기했다.
 
아빠: “아빠가 짐이 많아서 안아달라고 못했어?”
아들: “네…”
아빠: “그래도 꾹 참고 집 근처까지 잘 왔으니까 여기부터는 아빠가 안아줄게~ 집에 가서 간식 맛있게 먹을까?”
아들: “네!!!”
 
항상 남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 가능성을 본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어느새 이렇게 쑥 자랐을까 싶었고…
 
여기까지는 약간 짠하고 좋았는데… 간식인 과자를 온 거실에 흩날리면서 먹은 건 함정이다…

덧붙이는이야기

아내는 서울에 가서 두 가지를 느꼈나 보다 그 두 가지만 이야기했다.
아내: “강남에 갔는데 물감이 너무 많아!!! 흰색이 여러 종류야!!”
아내: “지하철 버스 너무 복잡해 서울에서 못살겠어!!!
남편: “응 걱정 하지마돈 없어서 어차피 서울에 못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