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학교

소설이다.
 
어떤 학교가 있었다. 그 학교에는 한 학생이 있었는데, 머리는 나빠 보이지만 아빠가 학교 회장 출신에 지역 유지였고 학교를 발전시켰다는 평을 들었다.(학생 혼자 그걸 했다는 게 말은 안 되지만), 그 동네에 그 가족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그 학생은 주변의 영향을 받아 외모를 단정히 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었다. 항상 표정은 똑같았고 결국 회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이상하게 학교에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친구들이 수학여행을 가는데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알고 보니 그 버스가 그 친구가 다니는 교회의 버스였고 기사님은 면허도 없었다. 정작 본인은 수학여행도 안가고, 사건이 나던 날은 결석을 하기도 했다. 학생회와 선생님들은 일을 크게 만들어서 곤란해지는 것을 막고 싶었고, 계속 빨리 소문을 덮는 게 중요했다. 버스가 이상하다고 말한 학생들이 그다음 날부터 말이 없어지고, 정학을 맞고 그랬다 참 이상했다.
 
그러다 회장이 학교에 안 다니는 친구랑 결탁해서 학교 앞 문방구들한테 준비물을 공동 구매할 수 있게 줄을 연결해 주고, 돈을 받아먹기도 하고, 선도부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마련한 돈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학생들은 선도부가 왜 돈을 들고 있는지도 몰랐다. 학생들은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살았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학교가 운영되었다는 것에 화가 났고 깨끗한 이미지라는 회장이 돈을 상납받고 뒷거래를 했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래서 이게 학교냐며, 회장을 몰아내는데 성공을 했다. 빈 회장에 자리에는 평소에 의협심도 강하고, 학우들을 잘 챙기면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으며, 머리도 좋은 새로운 회장이 들어섰다. 평소에 학우를 너무 챙기는 나머지 선생들과의 관계나 주변 학교, 주변 문방구들이랑은 잘 못 지내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모든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며, 해결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지금 보니 해결을 못한 게 아니라 그동안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1분기가 지나고, 학년 부 회장 선거를 하는데, 후보중 한명은 현재 1학년 부회장인데 공부는 전교 1등으로 잘하고, 선생님의 말씀도 잘 들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현 회장에게도, 전 회장들에게도 잘 보이고 잘 듣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인물이다. 다만 부 회장 기간 동안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들이 많았으며 온갖 악행으로 얼룩진 전전 회장의 사람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번에는 전전회장의 사람이라는걸 숨기는것으로 의식했는지 단독 출마했다.
 
그리고 다른 쪽의 부회장 후보는 현재의 일 잘하는 회장의 사람들을 대표해서 나오게 되었는데, 회장과는 좀 다른 면이 보였다. 머리가 좋아보이지도 않고, 문방구랑 이상하게 친하기도 하고, 학교 앞 슈퍼에서 과자도 좀 얻어 먹기도 하고, 근데 부회장이 되어서 뭘 명확하게 하겠다는 말은 없고, 회장이랑 친하니까 내가 잘할 수 있다고만 말하고 있다. 회장이랑 첫 1분기 동안 일은 같이 한 것 같은데 냄새가 다르다.
 
학교를 발전시켰다는 예전 회장의 딸이니까 잘하겠지… 지금 잘하는 회장이랑 친하니까 잘하겠지… 이 두 개가 이상하게 겹쳐 보인다.
 
예전 전 회장이 인기있던 그 시절의 부 회장 선거때 너도나도 전 회장이랑 친하다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현 부 회장이 맘에 들지 않아서 바꾸고 싶은데… 난 지금의 회장을 좋아하는데, 현재 회장 쪽 사람의 부 회장 후보는 이상하게 정이 안 간다. 그렇다고 저 끝에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사람을 지지하고 싶지도 않다
 
이게 내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