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원래 9시 30분쯤 잠드는 아들 때문에 회사 동료 들과 축구를 볼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열이 나서 힘들었고, 생각해보니 오늘 같은 날 치킨집에 우르르 가서 자리 잡고 기다리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결국 집에서 보기로 했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7시, 아들은 열이 나서 인지, 일찍 잠들었다. 자 축구 볼 준비를 하자. 우선 치킨을 시켜야 한다. 치킨집에 전화를 하자 A치킨집 통화 중, B치킨집 통화 중 C, D… 모두 통화 중이다. 집에 냉동 조리 치킨이 있지만 에어프라이어는 없다. 오븐에 구울까 했는데, 아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맛이 없단다.그럼 답이 없다. 우리 집 전방 500M 안에 치킨집이 총 5개다. 교 X, 썬 X, X 직한, 사이 통닭(여기는 로컬 맛집이니까 ㅋㅋ), 귀에 이어폰을 끼고 결연한 눈빛으로, 아내에게 치킨을 구해오겠다고 했다.
“내 축구경기가 시작하기전에 반드시 치킨을 구해오리다…”
빗속을 막 피하며, 처음 집으로 갔다.(제주는 장마다)
배달은 2시간 포장은 1시간 30분 걸린단다. 지금 시간 7시 40분인데..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집은 2시간 세 번째 집은 주문 안 받는단다. 역시 우리나라는 치킨 집을 해야 한다. 네 번째 집은 30분인데 내가 마지막 손님이란다. 웃으면 말씀해주시는 치킨집 사장님한테 반할뻔했다. 아싸!!
아내는 기다리는 동안 아들을 위한 설렁탕을 사 오라고 했다.설렁탕을 사 오고 잼 라이브를 하면서 치킨을 기다렸다. 잼 라이브 꼭 12문제 중에 2문제는 모른다. 요즘 찍기는 왜 이렇게 안되는지 모르겠다. 암튼 약속의 30분이 지나고, 치킨과 설렁탕과 맥주를 사들고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집 주위 500M지만 각 치킨과 설렁탕 간의 거리는 더 멀다는 걸 난 오늘 운동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더웠다. 샤워를 하고 자리에 앉으니 경기가 시작했다.
요즘 축구를 관상으로 보는 아내에게 물었다.(꽤 정확하다)
“여보 스웨덴에 축구 잘하게 생긴 사람 있어?”
“아니 저번보다는 좀 별론데?”(저번에는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 경기를 봤다)
“아 그럼 난전인가?”
그 말이 맞았다. 조용히 경기를 보던 아내가 말했다.
“지루하다…”
그랬다 경기는 지루했다. 특히 골키퍼가 돋보이는 경기는 그냥 망한거다.
오늘 대한민국 골키퍼는 꽤 잘하드라
다행히 치킨은 맛있었다. 여보는 주로 양념을 난 주로 후라이드를 먹는다. 물론 내가 더 먹지만, 갑자기 여보가 양념 한 조각을 남기고 더는 못 먹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난 말했다.
“아직 포기하긴 일러… 우리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해야지..”
여보는 마지막 한 조각을 힘차게 먹었다. 그즈음 손흥민이 열심히 달렸는데 중앙에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맥주를 한 캔 마신 여보는 후반을 들어서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며 힘들어했다. 그리고 축구경기에서 가장 힘든 시간 후반 30분 즈음 잠을 청하러 방에 들어갔다.
난 그래도 마지막까지 축구를 다 봤다.
이번 경기의 요약은 그냥… 경기 기록이 대신해 준다고 본다. 심판을 욕할 것도, 선수, 감독을 욕할 것도 없다. 유효슈팅 0, 총 슈팅 1/3, 다른 부분도 근소한 차이 지만 모든 면에서 스웨덴에 뒤졌다.
예전에 스웨덴 친구한테 2010년즘 대한민국 축구를 자랑한적이 있었다. 스웨덴 친구가 박지성 잘한다고 그래서 나는 뽐내며
“박지성 잘하지!! 스웨덴에는 누가 잘해?”
라고 물어보자 그 친구는 수줍게 이야기 했다.
“이브라모비치 정도???”아… 그 스웨덴이지…
오늘 느낀점은 이거다. 다음 경기는 치킨 안먹고 한치나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