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일기 33개월

말을 어느 정도 할 줄 알고 자기표현을 하게 되는 아들은 점점 미운 네 살로 진입하게 된다. 어떤 행동을 하자고 하면 일단 “아니야”부터 나온다. 놀러 가게 옷을 입자고 해도, 밥을 먹자고 해도, 놀던 장난감을 치우자고 해도, 좋은 거 나쁜 거 상관없이 일단 다 싫다고 한다.

처음에야 몇 번 말로 타이르지만, 성격 급한 엄마, 아빠는 이내 폭발하고 엄마는 소리 지르고 난 맴매(효과 1도 없다)도 시도해 보았다. 그래도 별 효과는 없어 보여서 칭찬 카드를 만들어서 10번 착한 일을 하면 좋아하는 간식을 주기로 했다. 밥을 잘 먹고, 치카를 잘하고, 우리들의 말을 잘 들을 때마다 별을 하나씩 붙여주기로 했다. 내가 폭발하는 모습을 보고 아무래도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겠다고 판단해서 이런 회유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내 아내는 훌륭하다.

어제저녁에는 오랜만에 집에서 고기를 구워서 저녁에 가족끼리 잘 먹었다.(스티커 하나) 치카도 잘했다(스티커 하나) 간식을 먹으려면 10개를 모아야 한다.

저녁에 모두 잠자리에 들어서 아들의 광기를 어찌 풀 수 있을까 와 오늘 공원에 놀러 가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엄마! 나 너무 더워… 더우니까 스티커 붙여야겠다. 그지?”

한 마디에 우리는 빵 터졌고, 안 좋았던 기분이 모두 풀렸다. 물론 스티커는 붙여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