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면허를 따자마자 난 연습용 차를 구매했다. 그 당시 합정의 우리집에서 생활하던 동생과 함께 엔카에 가서 고른차는 라세티 2003년식이었다. 원래 1년 정도만 연습의 용도로 타고 다닐 생각으로 구매한 라세티의 별명은 듀빠방이었다.
난 듀빠방이로 자동차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갔다. 그 당시 뭐든지 만능이었던 회사의 동생의 도움을 받아 블랙박스, 후방카메라, 카 스테레오를 직접 설치했고, 자동차의 원리를 배웠으며, 무엇보다 나의 운전 실력을 길러주는 좋은 차였다.
그 당시 다니던 sk컴즈를 그만두고 전국으로 강의를 다닐때나 그 즈음 부터 시작된 캠핑이나 여행 모두 그리고 새로운 삶의 시도였던 제주행까지 함께 했다. 제주에서도 듀빠방이는 나의 삶과 함께 있었다.
평생의 반려자와의 첫 데이트와 내 아내와 결혼식장에 가는길, 우리가 처음 집을 사서 이사하는 순간, 아들 정우가 나오던 날에 정신없이 병원을 갈때도 듀빠방이는 그렇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 주었다.
혼자였던 차주가 세명이 되어 트렁크가 좁아지고, 불편함을 느끼게 되어 나는 조금은 큰 차인 SUV를 구매하게 되었다.사실 계속 가지고 싶었으나 돈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회사의 아는 동생에게 소유권을 넘겨 주었다. 듀빠방이는 헤어지기 싫었는지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어르고 달래고 정비 싹해서 지금은 다른 주인의 꿈을 같이 꾸고 있을거다.(가끔 차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좋다고 한다. 다행이다.)
고마운 4년이었다. 첫 차는 못 잊는다는데(응?) 듀빠방이는 진짜 못 잊을것 같다. 아내도 가끔보는 다른주인의 차가 된 듀빠방이를 보면 정겹다고 한다.
암튼 우리의 새 차는 올뉴듀빠방이다. 정우가 성인이 될때까지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