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너무 오래되었다 5개월이 지났으니..(2016년 12월 말이었는데 지금이 2017년 5월이다)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첫돌 행사를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우선 형식적으로 사람들 초대해서 사진 찍고, 음식 대접하고, 돌잡이 이벤트 하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냥 돌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그냥 아이의 이름으로 착한 일에 쓰는 게 더 좋다는 생각도 했었다.(아빠의 게임기 구매를 위해 사용된다던가…)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옅어지고 그래도 하나뿐인 아들의 한 번뿐인 첫돌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 돌 행사를 하자고 했고, 무엇보다 돌 기념으로 사진 찍으려고 구매한 정우의 한복이 이뻐서 우리는 돌 행사를 하기로 했다.
대신 돌상은 우리가 직접 준비하기로, 돌잡이는 하지 않기로, 지인 몇 분만 모셔놓고, 부담 없이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고, 밥 먹는 것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돌잡이의 경우 요즘은 마이크, 청진기 뭐 이런 걸 둔다던데… 나는 처음부터 왜 아이의 직업을 부모가 소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뭐 그렇게 유난을 떠냐 할 수 있겠지만, 난 내가 바라는 건 건강하게 사는 것뿐이었다(약간의 뻥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실타래만 두고, 돌잡이나 별도의 이벤트를 진행하지는 않기로 했다.
우리의 준비는 언제나 초대장부터다 결혼할 때도 청첩장부터 만들었고 기획, 콘텐츠는 나, 그림, 디자인은 아내였다
돌상은 초희가 담당하기로 했다. 흰색을 좋아하는 초희는 소품을 모으기 시작했고, 나는 액자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액자도 비싸서 우리 집에 있는 아이패드 3형제를 디지털 액자로 쓰기 시작했다. 케이크는 제주에서 커피와 케이크가 가장 맛있는 인디고에 부탁을 드렸다. 떡은 백일 때 맞췄던 떡에서 맞추고,
전문가가 하는 것보다 당연히 이쁘지 않겠지만 뭔가 촌스럽게 글자가 난무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우리의 취향에 맞게 이쁘게 잘 차려진 느낌이었다.
그냥 당일날은 한 3~4시간 동안 오는 손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축하를 받았다. 멀리 육지에서 온 형들 , 동생들 그리고 그 가족들도 있었고, 제주에서 소중한 인연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와주셨다. 또한 오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축하해준 지인들이 너무 많아 행복한 하루였다. 물론 돌 행사가 끝나고, 정우를 보느라 쉬지도 못했지만…
글을 쓰다 보니 이 포스트의 주제가 궁금해졌다. 이 포스트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 나는 내 가족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 정우는 무난하게(…) 잘 크고 지금은 더 컸다.
- 돌상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는 게 생각보다 퀄리티 좋고, 보람차다
- 우리 여보 감각 쩐다.
- 축하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