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는 화가다. 처음 만날 때는 회사원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육아가 원인이지만..) 임신을 하고 아이가 나올 무렵 자신이 직접 그리고 발로 뛰어 준비한 전시회를 치루고,그 후에도 육아라는 힘든 일을 하면서 그림을 그려 플리마켓 등에 팔았다.
육아 첫 해에는 그냥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두 번씩 마켓에 참여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퇴사를 하고 사업자를 낸 뒤 매 주 그림을 그려 매주 마켓에 나가고 있다. 꽤 본격적이다.
문제는 우리가 자주가는 마켓은 벨롱장이라는 제주세화에서 하는 마켓이다. 세화는 우리집에서 운전만 1시간이 걸리는 멀고도 먼길이다. 또 사람들이 어찌나 부지런한지, 11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는 장에 셀러들은 10시면 이미 도착해서 줄을 서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안 좋은 자리에 터를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9시 전에 보통 출발하는데… 내가 출장이나 업무로 힘들어서 주말에 쉬고 싶어도 육아+ 그림까지 모두 해내는 아내를 보면 나의 주말 정도는 그냥 반납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집에 대충 돌아오면, 오후 5시~6시…
내 아내는 힘들어 하는 남편과 아직 마켓이 재미있을리 없고 바람만 많이 불어 추울 아들에게 항상 미안해 한다. 뭐랄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남편과 자식이 희생하는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난 그런것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재미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보람찰까만 생각한다.
우선 난 내 아내에게 내 아이의 엄마, 아내, 그리고 동업자, 화가 로서 바라는것이 몇 가지 있다.
- 회사를 그만둔것에 대해 미안해 할 필요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느니, 하고 싶은 일 하는게 돈 버는것보다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내가 벌면 된다.(그래도 돈은 아쉽다…)
- 아들과 나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 그것도 내 선택이다. 아들에게는 음…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자. 싫으면 말하라고 하자.
- 행복하지 않으면 그만해도 된다.
- 남자의 특성상 무조건 편 들어주기를 바라지 말자. 난 미술을 알지못하는사람으로서 이야기할거다. 그리고 그 생각이 대부분 구매자의 생각 이기도 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냉정한 것이 무정한 것은 아니다. 난 아내를 믿고 사랑한다.
- 난 내 아내가 한번 시작한 컨셉은 3년은 했으면 한다. 선택한 작품의 방식을 꾸준히 해야 실력도 지속적으로 늘고 그 그림을 구매해 주는 사람에게도 사준 작품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뭐가 그리 거창해? 라지만, 이게 내가 사는 방식이다. 난 아내가 1억 짜리 그림팔때까지 내,외조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면서 내 손에 주부습진은 없어질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내 아내는 “김초희”다. 제주 벨롱장에서의 셀러명으로 실명은 유일하다는 바로 “작가 김초희”다. 그 이름이 더욱 빛이 나길 바란다.
그리고 작가 김초희의 그림이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었으면 한다. 물론 내아내도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쁘게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는 그림 팔아 괌 가는거다.
그림 구경이나 문의는 블로그나 인스타에서 하면 된다. (괌괌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