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서 근무 하고 있을때 였다. 어느때와 같이 월매네 주막(선릉역 근처에 있는 허름한 컨셉의 주막 이었다.)에 모였고 안내 받은 별실에서 팀의 형들과 고추장 찌개와 모듬전을 두고 놀고 있었다. 그 별실에는 우리 말고도 다른 무리가 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 다른 무리가 술을 먹게 되면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다 우리가 좀 많이 시끄러웠는지 다른 무리의 한 사람이 시끄럽다고 이야기 했다. “저기 좀 조용히 해주시면 안되나요? 여기 노의원님도 계시는데… 그러지 말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건 어떠신가요?”
청년들을 만나서 자신의 정치 신념을 이야기하고 반대로 이야기를 듣는 자리 였던 것 같은데… 우리는 좀 짜증이 났다. 그러지말고 같이 이야기 하자니, 그리고 우리가 톤을 낮출 수는 있어도 조곤 조곤 이야기를 하는 술집은 아니었다. 그럴꺼면 스터디 까페를 가셨어야지. 노의원이라면 서민 정치의 상징 같은 사람인데… 술집 그리고 주막에서 소란 스럽다고 뭐라 할리가 없을텐데.. (우리가 좀 시끄럽기는 했지만 분명히 걸그룹 가지고 그랬을꺼야..), 우리는 놀던 기분이 상해서 그냥 좀 끄적이다가 나왔다. 물론 다른곳에 가서 또 신나게 놀긴 했지만
나에게 그분은 그런 이미지였다. 서민을 위하지만 권위의식이 없지는 않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당시의 그 분은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주변이 호들갑이었던 것 같다. (뭐라하기도 애매 했을 것 같다.) 뭐 그렇다해서 그 시절 그 술집으로 돌아간다해도 갑자기 우리가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말 이쁘게 하던 그 옆의 청년 때문에)
그래도 싫어하는 정치인에 속하지는 않았었고 좋아하는 정치인의 측에 속했던 사람이었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그 날 대화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막걸리라도 한잔 드리고 응원합니다. 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나의 소심함이 부끄럽다. 나도 서민이고 서민을 위해 일했던 몇 안되는 정치인 이었는데 말이다.
봉하마을에 조만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