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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난 어느 술집

넥슨에서 근무 하고 있을때 였다. 어느때와 같이 월매네 주막(선릉역 근처에 있는 허름한 컨셉의 주막 이었다.)에 모였고 안내 받은 별실에서 팀의 형들과 고추장 찌개와 모듬전을  두고 놀고 있었다.  그 별실에는 우리 말고도 다른 무리가 있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 다른 무리가 술을 먹게 되면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다 우리가 좀 많이 시끄러웠는지 다른 무리의 한 사람이 시끄럽다고 이야기 했다. “저기 좀 조용히 해주시면 안되나요? 여기 노의원님도 계시는데… 그러지 말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건 어떠신가요?”

청년들을 만나서 자신의 정치 신념을 이야기하고 반대로 이야기를 듣는 자리 였던 것 같은데…  우리는 좀 짜증이 났다. 그러지말고 같이 이야기 하자니, 그리고 우리가 톤을 낮출 수는 있어도 조곤 조곤 이야기를 하는 술집은 아니었다. 그럴꺼면 스터디 까페를 가셨어야지.  노의원이라면 서민 정치의 상징 같은 사람인데… 술집 그리고 주막에서 소란 스럽다고 뭐라 할리가 없을텐데.. (우리가 좀 시끄럽기는 했지만 분명히 걸그룹 가지고 그랬을꺼야..), 우리는 놀던 기분이 상해서 그냥 좀 끄적이다가 나왔다. 물론 다른곳에 가서 또 신나게 놀긴 했지만

나에게 그분은 그런 이미지였다. 서민을 위하지만 권위의식이 없지는 않은?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당시의 그 분은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주변이 호들갑이었던 것 같다. (뭐라하기도 애매 했을 것 같다.) 뭐 그렇다해서 그 시절 그 술집으로 돌아간다해도 갑자기 우리가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말 이쁘게 하던 그 옆의 청년 때문에)

그래도 싫어하는 정치인에 속하지는 않았었고 좋아하는 정치인의 측에 속했던 사람이었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그 날 대화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막걸리라도 한잔 드리고 응원합니다. 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나의 소심함이 부끄럽다. 나도 서민이고 서민을 위해 일했던 몇 안되는 정치인 이었는데 말이다.

봉하마을에 조만간 가야겠다.

월드컵 끝났으니까 하는 이야기

(독일전 끝나고 쓴글이었다.)
– 멕시코가 스웨덴 이겼으면 했는데… 점수가 그게 뭐야 ㅋㅋㅋㅋ

– 우리나라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는 일단 죽어라 뛴다. 왜냐면 그전에 너무 욕먹어서 마지막은 잘해야 살거든…

– 왠만하면 심판욕안하는데 어제는…

– 어제 독일전은 뭐랄까 계속 슬램덩크의 마지막 경기가 생각났다. 세계1위가 사라지는게 아쉬운 관중과 심판과 악역의 한국같은 느낌이었다.

– var 재수없다. 흥칫뿡이다 var판독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심에게 있다면 var 감독관들은 왜 있나? var로 돌려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주심에게 알려주거나, 아님 각 팀 감독에게 var 신청권한을 한번씩주거나.. 해야지 언제나 기술보다는 그걸 운용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 var는 변수다. 말그대로 변수였다.

– 인저리타임 9분은 처음 봤다.

– 갓영광이 골 넣을때 주변에서 “와” 소리나고, 오프사이트 깃발올라갈때 땅을 너무 쳐서 지진난 줄 알았다. 그리고 var로 득점판정 났을때 또 소리가 들렸다.

– 이용은 안타깝다. 내 축구 중계 시청 24년중 그렇게 제대로 맞은건 처음봤다. 내가 다 고통스러웠다. 10억의 수비가 있었고 그 일을 훌륭히 해내었다고 본다.

– 여보는 역시 마의 후반 30분에 잠들었고 이기는 장면 골장면을 못봤다. 경기가 끝나고 자는 여보에게 “경기 끝났어 2:0으로 이겼어” 했더니 “독일이?” 하길래 “아니 한국이 이겼어” 그랬다. 여보는 자면서 놀라면서 “대박”이라는 말을 하고 다시 잤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나에게 “어제 경기 어떻게 되었어?” 라고 되물었다… 뭐냐 너

– 내기와 마음을 곱게 써야한다는 이미 어제 남겼고…

– 다들 축협이 문제라고 근본부터 바꿔야한다고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바꿀껀지 이야기 하지 않는다. 사람이 생기고 모이면 이권이 생기고 그럼 적폐가 생긴다. 이니님을 축협에 두지 않는 한 해결되지않으리라 본다.

– 이번 중계는 MBC로 봤다. 난 안정환의 그 직설적인 날탱이 같은 멘트가 좋았다. 다른 두분은 너무 신사같아서. 해설은 사실 뭐 비슷하지않나?

– 날탱이 이야기가 나와서 어제 아내에게 “나는 원래 천성이 착한데 사회생활을 겪으면서 이빨이 발전한 날탱이가 된거야” 라고 개드립을 날렸는데, 아내가 정말 어이없이 나를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나에게 “여보는 천성이 암흑과 날탱이 원조인데 그나마 사회 생활을 해서 나아진거”라고 했다. 젠장 나는 착한데…

– 몸이 별로 좋지 않아서 저녁먹고 바로 잘라고 누워서 이제 밤에 야식먹지말아야지 다짐했다. 그리고 축구 볼때 쯤 일어나서 우리는 김치전에 막걸리 먹었다. 맛있다. 물론 전반 15분에 다해치웠다(아이스크림 후식까지)

– 다쓰고 나서 생각보니 월드컵 아직 안끝났다… 괜히 썼다

어떤 월드컵

어제는 원래 9시 30분쯤 잠드는 아들 때문에 회사 동료 들과 축구를 볼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열이 나서 힘들었고, 생각해보니 오늘 같은 날 치킨집에 우르르 가서 자리 잡고 기다리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결국 집에서 보기로 했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7시, 아들은 열이 나서 인지, 일찍 잠들었다. 자 축구 볼 준비를 하자. 우선 치킨을 시켜야 한다. 치킨집에 전화를 하자 A치킨집 통화 중, B치킨집 통화 중 C, D… 모두 통화 중이다. 집에 냉동 조리 치킨이 있지만 에어프라이어는 없다. 오븐에 구울까 했는데, 아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맛이 없단다.그럼 답이 없다. 우리 집 전방 500M 안에 치킨집이 총 5개다. 교 X, 썬 X, X 직한, 사이 통닭(여기는 로컬 맛집이니까 ㅋㅋ), 귀에 이어폰을 끼고 결연한 눈빛으로, 아내에게 치킨을 구해오겠다고 했다.

“내 축구경기가 시작하기전에 반드시 치킨을 구해오리다…”

빗속을 막 피하며, 처음 집으로 갔다.(제주는 장마다)
배달은 2시간 포장은 1시간 30분 걸린단다. 지금 시간 7시 40분인데..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집은 2시간 세 번째 집은 주문 안 받는단다. 역시 우리나라는 치킨 집을 해야 한다. 네 번째 집은 30분인데 내가 마지막 손님이란다. 웃으면 말씀해주시는 치킨집 사장님한테 반할뻔했다. 아싸!!

아내는 기다리는 동안 아들을 위한 설렁탕을 사 오라고 했다.설렁탕을 사 오고 잼 라이브를 하면서 치킨을 기다렸다. 잼 라이브 꼭 12문제 중에 2문제는 모른다. 요즘 찍기는 왜 이렇게 안되는지 모르겠다. 암튼 약속의 30분이 지나고, 치킨과 설렁탕과 맥주를 사들고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집 주위 500M지만 각 치킨과 설렁탕 간의 거리는 더 멀다는 걸 난 오늘 운동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갑자기 더웠다. 샤워를 하고 자리에 앉으니 경기가 시작했다.

요즘 축구를 관상으로 보는 아내에게 물었다.(꽤 정확하다)
“여보 스웨덴에 축구 잘하게 생긴 사람 있어?”
“아니 저번보다는 좀 별론데?”(저번에는 아이슬란드와 아르헨티나 경기를 봤다)
“아 그럼 난전인가?”

그 말이 맞았다. 조용히 경기를 보던 아내가 말했다.
“지루하다…”
그랬다 경기는 지루했다. 특히 골키퍼가 돋보이는 경기는 그냥 망한거다.
오늘 대한민국 골키퍼는 꽤 잘하드라

다행히 치킨은 맛있었다. 여보는 주로 양념을 난 주로 후라이드를 먹는다. 물론 내가 더 먹지만, 갑자기 여보가 양념 한 조각을 남기고 더는 못 먹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난 말했다.
“아직 포기하긴 일러… 우리도 끝까지 최선을 다 해야지..”
여보는 마지막 한 조각을 힘차게 먹었다. 그즈음 손흥민이 열심히 달렸는데 중앙에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맥주를 한 캔 마신 여보는 후반을 들어서자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며 힘들어했다. 그리고 축구경기에서 가장 힘든 시간 후반 30분 즈음 잠을 청하러 방에 들어갔다.

난 그래도 마지막까지 축구를 다 봤다.

이번 경기의 요약은 그냥… 경기 기록이 대신해 준다고 본다. 심판을 욕할 것도, 선수, 감독을 욕할 것도 없다. 유효슈팅 0, 총 슈팅 1/3, 다른 부분도 근소한 차이 지만 모든 면에서 스웨덴에 뒤졌다.

예전에 스웨덴 친구한테 2010년즘 대한민국 축구를 자랑한적이 있었다. 스웨덴 친구가 박지성 잘한다고 그래서 나는 뽐내며
“박지성 잘하지!! 스웨덴에는 누가 잘해?”
라고 물어보자 그 친구는 수줍게 이야기 했다.
“이브라모비치 정도???”아… 그 스웨덴이지…

오늘 느낀점은 이거다. 다음 경기는 치킨 안먹고 한치나 먹어야겠다.

어떤 학교

소설이다.
 
어떤 학교가 있었다. 그 학교에는 한 학생이 있었는데, 머리는 나빠 보이지만 아빠가 학교 회장 출신에 지역 유지였고 학교를 발전시켰다는 평을 들었다.(학생 혼자 그걸 했다는 게 말은 안 되지만), 그 동네에 그 가족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어렸을 때부터 그 학생은 주변의 영향을 받아 외모를 단정히 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었다. 항상 표정은 똑같았고 결국 회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이상하게 학교에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친구들이 수학여행을 가는데 버스가 사고가 났는데 알고 보니 그 버스가 그 친구가 다니는 교회의 버스였고 기사님은 면허도 없었다. 정작 본인은 수학여행도 안가고, 사건이 나던 날은 결석을 하기도 했다. 학생회와 선생님들은 일을 크게 만들어서 곤란해지는 것을 막고 싶었고, 계속 빨리 소문을 덮는 게 중요했다. 버스가 이상하다고 말한 학생들이 그다음 날부터 말이 없어지고, 정학을 맞고 그랬다 참 이상했다.
 
그러다 회장이 학교에 안 다니는 친구랑 결탁해서 학교 앞 문방구들한테 준비물을 공동 구매할 수 있게 줄을 연결해 주고, 돈을 받아먹기도 하고, 선도부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마련한 돈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학생들은 선도부가 왜 돈을 들고 있는지도 몰랐다. 학생들은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살았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학교가 운영되었다는 것에 화가 났고 깨끗한 이미지라는 회장이 돈을 상납받고 뒷거래를 했다는 것에 화가 났다. 그래서 이게 학교냐며, 회장을 몰아내는데 성공을 했다. 빈 회장에 자리에는 평소에 의협심도 강하고, 학우들을 잘 챙기면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으며, 머리도 좋은 새로운 회장이 들어섰다. 평소에 학우를 너무 챙기는 나머지 선생들과의 관계나 주변 학교, 주변 문방구들이랑은 잘 못 지내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모든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며, 해결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 지금 보니 해결을 못한 게 아니라 그동안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1분기가 지나고, 학년 부 회장 선거를 하는데, 후보중 한명은 현재 1학년 부회장인데 공부는 전교 1등으로 잘하고, 선생님의 말씀도 잘 들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현 회장에게도, 전 회장들에게도 잘 보이고 잘 듣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인물이다. 다만 부 회장 기간 동안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들이 많았으며 온갖 악행으로 얼룩진 전전 회장의 사람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번에는 전전회장의 사람이라는걸 숨기는것으로 의식했는지 단독 출마했다.
 
그리고 다른 쪽의 부회장 후보는 현재의 일 잘하는 회장의 사람들을 대표해서 나오게 되었는데, 회장과는 좀 다른 면이 보였다. 머리가 좋아보이지도 않고, 문방구랑 이상하게 친하기도 하고, 학교 앞 슈퍼에서 과자도 좀 얻어 먹기도 하고, 근데 부회장이 되어서 뭘 명확하게 하겠다는 말은 없고, 회장이랑 친하니까 내가 잘할 수 있다고만 말하고 있다. 회장이랑 첫 1분기 동안 일은 같이 한 것 같은데 냄새가 다르다.
 
학교를 발전시켰다는 예전 회장의 딸이니까 잘하겠지… 지금 잘하는 회장이랑 친하니까 잘하겠지… 이 두 개가 이상하게 겹쳐 보인다.
 
예전 전 회장이 인기있던 그 시절의 부 회장 선거때 너도나도 전 회장이랑 친하다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현 부 회장이 맘에 들지 않아서 바꾸고 싶은데… 난 지금의 회장을 좋아하는데, 현재 회장 쪽 사람의 부 회장 후보는 이상하게 정이 안 간다. 그렇다고 저 끝에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사람을 지지하고 싶지도 않다
 
이게 내 심정이다.

아침주스

요즘 회사일이 너무 많아, 야근 대신 선택한 것이 일찍 출근하는 것인데(그래도 야근을 종종하게 된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7시 15분에 집을 나서게 된다. 요즘 아내는 육아와 예술 활동에 피곤할 텐데, 꼭 새벽에 일어나 사과, 당근, 파인애플 등을 갈아서 아침 대용으로 마실 수 있게 해준다. (얼마 전에는 회사 가면서 먹을 수 있게 플라스틱 컵과 빨대도 준비해 두었다.)

아침에 과일과 야채를 씻어서, 썰어서, 곤히 자고 있는 아들이 깰까 봐 내방까지 믹서기를 들고 와서 최대한 살살 갈아서 나에게 건네준다.

당근 사과 주스

덕분에 즐겁게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