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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생일날 아침에 일어났더니(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아침이 힘들었다)
생일상과 아들 홍정우가 하품하고 있음생일 상이 차려져 있었다.  초는 녹아 내리고있었고, 아들은 왜 밥을 안주면서 땡깡을 부리고 있었다. 기쁘게 생일상에 있는 초를 불고 밥을 먹었다.

내 아내는 어제 내가 술먹고 일찍 들어올까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고 한다. 미역국을 끓이고, 생일 선물을 준비 하는데 남편이 오면 서프라이즈가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투를 하나 내밀었는데, 그 안에는 용돈과 직접 나를 그린 그림이 있었다. 아내가 그린 내 뒷모습이 있는 그림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와 맞는 나의 네번째 생일이었지만 이번은 느낌이 달랐다. 생각해보면, 난 평생 생일 축하를 받는게 어색했다.(각종 SNS에도 생일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기분이 좋았다. 용돈을 받아서 인지, 그림을 받아서인지, 아들이 있어서인지 왜 좋은 기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39년동안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중요한건 내 아내와 아들이 있는것 그리고 우리는 서로사랑하는 것 이겠지.

다만 속이 안 좋은 것 빼고, 그 후 회사의 팀원이 축하한다며 여명 808을 사줬다. ㅎㅎ

 

꼰대

어느 순간 술이 과하게 되면 별 것 아닌 일에도 발끈하고 흥분하게 되는 일이 잦아졌다. 그리고 나의 주장이 옳고 남의 이야기는 무시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이마저도 어떤 객관적인 잣대가 있다는것은 아니고 나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술깨면 항상 후회하는 일이 많은거로 봐서는 확실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 시작을 알수는 없지만, 아마도 회사내에서의 직책이 생기면서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더 많이 알고, 남들의 생각은 보통 나보다 많은 검토와 경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정하고 접근하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상대방의 의견에 옳다고 느끼게 되면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낄때도 있다.

이런 느낌을 고치고 싶어졌다. 술을 끊는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이것에 대해서 그래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 봤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내가 내면에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다는 것이었다. 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스트레스를 줄이는법을 고민해야겠다.

 

 

어떤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와 아이의 아침 식사를 약간 고민하고, 시계를 본다. 셔틀을 탈지 운전을 할지, 그에 맞춰 아침을 준비한다. 청경채가 싸길래 샀는데 안 해 먹었다. 이대로 두면 썩을것 같아, 청경채를 볶아서 반찬을 만들어 놨다.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는지 아내와 아들도 잠이 깨서 방문을 나온다
 
어영부영 샤워를 하면서 오늘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한다. 하고 싶은 일은 없다. 해야하는일만 잔뜩이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진 지는 오래되었다. 어색할 것이 없다.
 
출근하려는데 아들이 내가 나가는걸 눈치채고 울면서 안 떨어진다. 이건 아들도 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는 아들을 뒤로하고 출근을 시작한다. 이제 오늘 할 업무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둔다. 넘겨주기로 한 기한이 되어가는 일, 내가 해야 다음 사람이 이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본다. 그리고 회사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한다.
 
어차피 업무를 받을 때 생각을 거의 다 해두었으니 손만 쓰면 된다. (약간의 뇌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아니면 습관적으로 하는 일들이다. 그래도 나는 업무의 방향에 자율성이 좀 있어서 다행이라며 위로를 해본다.
15분 마다 업무는 바꾸는 것이 나의 일의 방식이다. 내가 해본 것 중 가장 효율적 업무 진행이다. 머리와 손을 따로 쓸 수 있는 것이 참 좋다.
 
그러다 각종 회의라도 들어가면, 저마다의 생각의 다름과 주장에 안타까워한다. 당연히 그 저마다 나도 포함되어있다. 나도 편협하다. 회의에는 모두 자기와 자기 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하고자 하는 것에 나도 이득이 되어야 하고, 대상도 할만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을 본적이 오래되었다.
 
특히 저녁에 하는 회의는 피곤하다. 그래도 정시에 퇴근해서 회사까지 마중 나온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나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상 그리고 아내는 오늘 아들은 이만큼 자랐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집으로 온다. 아들은 미디어에 빠져있다. 노는 게 제일 좋은 놈들이다. 잠깐 뽀로로와 친구들의 재원과 경제활동은 어찌 구성되는지 궁금해한다. 이 20여분의 시간이 제일 평화롭다. 난 약간의 수다와 무의식적으로 운전만 하면 된다. 고민도 불만도 없다. 
 
잠깐이 행복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저녁 뭐 먹지부터, 아들의 거친 생각과 엄마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내가 되어있다. 좀 놀아주고 아들과 욕실에 튜브를 깔고 물을 받아서 목욕 겸 놀아주기를 한다. 머리 감는 거 싫어하고 수건으로 몸 닦는 거 싫어하고, 로션 바르는 거 싫어하고 기저귀 하는 거 싫어하고, 옷 입는 거 싫어한다. 그래도 이걸 해야 잘 수 있고, 잠을 자야 우리 부부에게 평화가 찾아온다.
 
‘반짝반짝 작은 별’을 불러주면 잘 자던 아이가 이제 ‘반짝 반짝’에 반응해 여 손을 반짝반짝한다. 이럴 때 집 밖에서 순찰차라도 지나가면 망한다. 이제 보통 10시는 되어야 잔다.
 
겨우겨우 아들이 잠이 들면 난 숨소리도 안 내고 일어나서 방문을 나선다. 아내는 너무 피곤했는지 안 일어난다. 혼자 보면 재미없는 TV들을 보다가 지쳐 잘까 하는 고민을 할 때, 아내가 깨서 나온다. 그리고 부엌에서 과자와 맥주를 가져온다. 난 소주…. 밤에 뭐 먹는 거 안 좋은데 따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하다가 아내는 먼저 자러 들어간다. 나는 더 놀 수 있을 것이라 버텨보지만 소용없다. 나도 눕는다. 그래도 내 몸 하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내 가족이 그래도 오늘 하루 많이 웃으며 살 수 있는 것 같아 안도하며 잠이 든다.
 
꿈에서는 회사에서 미처 배려로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시원하게 분출해 낸다. 그러다 깨면 찝찝하다. 욕구불만도 아니고… 시간이 5시 30분이니 좀 더 자야겠다.
‘1시간의 두 번째 잠’ 이것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다.
 
6시 30분 일어나서 아침 식사 고민을 시작한다.

작가 김초희

내 아내는 화가다. 처음 만날 때는 회사원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육아가 원인이지만..) 임신을 하고 아이가 나올 무렵 자신이 직접 그리고 발로 뛰어 준비한 전시회를 치루고,그 후에도 육아라는 힘든 일을 하면서 그림을 그려 플리마켓 등에 팔았다.

육아 첫 해에는 그냥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두 번씩 마켓에 참여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퇴사를 하고 사업자를 낸 뒤 매 주 그림을 그려 매주 마켓에 나가고 있다. 꽤 본격적이다.

문제는 우리가 자주가는 마켓은 벨롱장이라는 제주세화에서 하는 마켓이다. 세화는 우리집에서 운전만 1시간이 걸리는 멀고도 먼길이다. 또 사람들이 어찌나 부지런한지, 11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는 장에 셀러들은 10시면 이미 도착해서 줄을 서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안 좋은 자리에 터를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9시 전에 보통 출발하는데… 내가 출장이나 업무로 힘들어서 주말에 쉬고 싶어도 육아+ 그림까지 모두 해내는 아내를 보면 나의 주말 정도는 그냥 반납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집에 대충 돌아오면, 오후 5시~6시…

내 아내는 힘들어 하는 남편과 아직 마켓이 재미있을리 없고 바람만 많이 불어 추울 아들에게 항상 미안해 한다.  뭐랄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남편과 자식이 희생하는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난 그런것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재미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보람찰까만 생각한다.

우선 난 내 아내에게 내 아이의 엄마, 아내, 그리고 동업자, 화가 로서 바라는것이 몇 가지 있다.

  1. 회사를 그만둔것에 대해 미안해 할 필요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느니, 하고 싶은 일 하는게 돈 버는것보다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내가 벌면 된다.(그래도 돈은 아쉽다…)
  2. 아들과 나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 그것도 내 선택이다. 아들에게는 음…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자. 싫으면 말하라고 하자.
  3. 행복하지 않으면 그만해도 된다.
  4. 남자의 특성상 무조건 편 들어주기를 바라지 말자. 난 미술을 알지못하는사람으로서 이야기할거다. 그리고 그 생각이 대부분 구매자의 생각 이기도 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냉정한 것이 무정한 것은 아니다. 난 아내를 믿고 사랑한다.
  5. 난 내 아내가 한번 시작한 컨셉은 3년은 했으면 한다. 선택한 작품의 방식을 꾸준히 해야 실력도 지속적으로 늘고 그 그림을 구매해 주는 사람에게도 사준 작품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뭐가 그리 거창해? 라지만, 이게 내가 사는 방식이다. 난 아내가 1억 짜리 그림팔때까지 내,외조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면서 내 손에 주부습진은 없어질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내 아내는 “김초희”다. 제주 벨롱장에서의 셀러명으로 실명은 유일하다는 바로 “작가 김초희”다. 그 이름이 더욱 빛이 나길 바란다.
작가김초희의 매대

그리고 작가 김초희의 그림이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었으면 한다. 물론 내아내도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쁘게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는 그림 팔아 괌 가는거다.
그림 구경이나 문의는 블로그인스타에서 하면 된다. (괌괌괌)

애플워치 액정+디지타이저 교체기(성공이었으나 실패)

애플워치 우측하단 부분의 액정이 꺠져있다

애플워치를 땅에 떨어트려서 액정이 깨졌다. 몇 만원 아껴 보겠다고, 셀프세차를 하러 가서 세제묻을까봐 시계를 빼서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떨어졌다… 결국은 몇 십만원 짜리 세차를 한 것이 되었다.

암튼 리퍼 비용을 알아 보았는데, 41만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셀잇 중고가 30만원 후반대인걸 생각하면 리퍼는 의미없겠다고 생각했고 사설 수리를 알아 보았으나, 애플워치를 취급하는 곳은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던중 자가 수리한 포스트를 보게 되었고 그 블로그의 내용을 토대로 자가수리를 결정했다.

우선 위 블로그에서는 액정만 구매해서 깨진 액정에서 디지타이저를  분리해서 새 액정으로 바꾸는 방식을 시도하셨는데 실패하셨다고 했다… 애초에 디지타이저와 액정을 분리하는것은 손쓰레기인 나의 영역이 아니라는 평소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난 좀 비싸더라도 액정과 디지타이저가 결합된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구매경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 했다. 배송은 한달… 역시 알리는 잊어야 온다더니…

알리에서 주문해서온 교체할 액정

이제 교체 방법을 공유한다.

  1. 우선 애플워치를 끈다.(중요하다)
  2.  장갑을 끼고 히팅건이 없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드라이어를 이용하여, 액정을 달군다.
  3. 달궈지면 액정 과 시게 본체 연결부분의 잡착제가 살짝 녹으면서 분리가 가능하다. 뽁뽁이로 살짝 들어서, 용두가 있는 쪽으로 기타피스같은걸 슥슥하면된다. 용두반대쪽은 선들이 연결되어있어서 불안하다…
    액정을 까뒤집은모습
  4. 케이블 꼽는곳이 작은 판으로 덮여있는데 지렛대의 원리를이용해서 분리가 가능하다.
  5. 본체에 남아있는 접착 찌거기를 깨끗이 제거한다. (중요하다.)
  6. 새로운 액정에 접착용 스티커를 붙인다(늘어나지않게 조심한다.)
  7. 분해의 역순으로 연결과 철판을 덮는다.
    부착을 하기위한 스티커가 동봉되어있다.
  8. 다시 꾹눌러서 액정과 본체를 접착한다.
    정상적으로 교체된사진
  9. 깔끔하게 완료

여기까지다 생각보다는 쉽다 하지만 주의할점은

  • 접착이 잘 되게끔 이물질이 묻지 않게 조심 할 것
  • 접착스티커가 늘어나지않게 조심할것
  • 그리고 바로 술먹으러 가지말것

등이 있다

기쁘다고 술먹으러가서 자랑하다가 또 깨먹었다…

젠장 애플워치 3 나오면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