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오늘 교통사고로 인한 목 근육 경직 증상의 차도를 보기 위해 휴가를 사용했다. 그동안 쌓여온 다양한 스트레스와 교통사고의 영향으로 잠을 거의 못자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데 여러가지가 겹쳐 몸살까지 찾아왔다

몸살이 나서 하루종일 누워 있는데 아내는 내가 쉬는데 방해가 안되려고 정우를 데리고 자주 나갔다. 이 더운 날씨에 정우데리고 나가는것은 엄청 힘들텐데…

그러다 집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무거워보이는 가방에 마트에서 산듯한 도라지청과 오렌지주스 그리고 크림빵이 있었다(난 몸살이나면 크림빵을 먹는다)

괜히 아파서 아내에게 고생만시킨다 내일은 다 나았으면 좋겠다.

아들일기 밀린것

– 12개월 즘의 일이었다.

홍정우가 방귀를 뀔무렵 이게 똥인지 아닌지 구분하게 위해 기져귀를 들쳐보곤한다 근데 하루는 내가 방귀를뀌었는데 정우가 와서 내 반바지 뒤를 들쳐뵜다

아내가 그랬다 둘이 냄새가 같다고 -_-… 이제 내가 뀌고 정우한테 뒤집어 씌우는게 가능하다.

이래저래 아내만 불쌍하다.

– 13개월

정우가 이제 말을 좀 알아 듣는다

기저귀를 갈아주는것이 일인데아무래도 누워서 기저귀 갈아주는걸 기다리는것은 불편하겠지…
보통 내 앞에 기저귀를 펼쳐놓고 정우를 잡아서 뉘여서 기저귀를 갈아주는 이 놈은 절대 안 누워 있는다.
그래서 항상 눕혀놓고 장난감같은걸 쥐어주곤 하는데 이것도 쉽지않다.
그렇게 매번 전쟁같은 기저귀 교환식을 치루고 있는데

한번은 내가 지쳐서야 일로와 기저귀 하게하니까 놀다가 흠칫 쳐다보는 것이다.
그래서 기저귀를 툭툭 치면서여기로 오세요하니까..
와서 기저귀 위에 앉는다반대로

음 혹시 나랑 같은 것을 보고 싶은가 해서 기저귀를 뒤집어 놓고 다시 불렀다여기로 오세요 기저귀하게
그랬더니 역시 흠칫하고 오더니 이번에는 또 반대로 앉는다

이 새머리에 씌워 버릴까..

생일

생일날 아침에 일어났더니(전날 술을 많이 마셔서 아침이 힘들었다)
생일상과 아들 홍정우가 하품하고 있음생일 상이 차려져 있었다.  초는 녹아 내리고있었고, 아들은 왜 밥을 안주면서 땡깡을 부리고 있었다. 기쁘게 생일상에 있는 초를 불고 밥을 먹었다.

내 아내는 어제 내가 술먹고 일찍 들어올까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고 한다. 미역국을 끓이고, 생일 선물을 준비 하는데 남편이 오면 서프라이즈가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투를 하나 내밀었는데, 그 안에는 용돈과 직접 나를 그린 그림이 있었다. 아내가 그린 내 뒷모습이 있는 그림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와 맞는 나의 네번째 생일이었지만 이번은 느낌이 달랐다. 생각해보면, 난 평생 생일 축하를 받는게 어색했다.(각종 SNS에도 생일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기분이 좋았다. 용돈을 받아서 인지, 그림을 받아서인지, 아들이 있어서인지 왜 좋은 기분이었는지는 모르겠다. 39년동안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중요한건 내 아내와 아들이 있는것 그리고 우리는 서로사랑하는 것 이겠지.

다만 속이 안 좋은 것 빼고, 그 후 회사의 팀원이 축하한다며 여명 808을 사줬다. ㅎㅎ

 

꼰대

어느 순간 술이 과하게 되면 별 것 아닌 일에도 발끈하고 흥분하게 되는 일이 잦아졌다. 그리고 나의 주장이 옳고 남의 이야기는 무시하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이마저도 어떤 객관적인 잣대가 있다는것은 아니고 나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술깨면 항상 후회하는 일이 많은거로 봐서는 확실하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 시작을 알수는 없지만, 아마도 회사내에서의 직책이 생기면서가 아니었나 싶다. 내가 더 많이 알고, 남들의 생각은 보통 나보다 많은 검토와 경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단정하고 접근하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상대방의 의견에 옳다고 느끼게 되면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낄때도 있다.

이런 느낌을 고치고 싶어졌다. 술을 끊는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이것에 대해서 그래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해 봤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내가 내면에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다는 것이었다. 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스트레스를 줄이는법을 고민해야겠다.

 

 

어떤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와 아이의 아침 식사를 약간 고민하고, 시계를 본다. 셔틀을 탈지 운전을 할지, 그에 맞춰 아침을 준비한다. 청경채가 싸길래 샀는데 안 해 먹었다. 이대로 두면 썩을것 같아, 청경채를 볶아서 반찬을 만들어 놨다.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는지 아내와 아들도 잠이 깨서 방문을 나온다
 
어영부영 샤워를 하면서 오늘 회사에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한다. 하고 싶은 일은 없다. 해야하는일만 잔뜩이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진 지는 오래되었다. 어색할 것이 없다.
 
출근하려는데 아들이 내가 나가는걸 눈치채고 울면서 안 떨어진다. 이건 아들도 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우는 아들을 뒤로하고 출근을 시작한다. 이제 오늘 할 업무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둔다. 넘겨주기로 한 기한이 되어가는 일, 내가 해야 다음 사람이 이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본다. 그리고 회사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한다.
 
어차피 업무를 받을 때 생각을 거의 다 해두었으니 손만 쓰면 된다. (약간의 뇌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아니면 습관적으로 하는 일들이다. 그래도 나는 업무의 방향에 자율성이 좀 있어서 다행이라며 위로를 해본다.
15분 마다 업무는 바꾸는 것이 나의 일의 방식이다. 내가 해본 것 중 가장 효율적 업무 진행이다. 머리와 손을 따로 쓸 수 있는 것이 참 좋다.
 
그러다 각종 회의라도 들어가면, 저마다의 생각의 다름과 주장에 안타까워한다. 당연히 그 저마다 나도 포함되어있다. 나도 편협하다. 회의에는 모두 자기와 자기 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하고자 하는 것에 나도 이득이 되어야 하고, 대상도 할만해야 하는데 그런 고민을 본적이 오래되었다.
 
특히 저녁에 하는 회의는 피곤하다. 그래도 정시에 퇴근해서 회사까지 마중 나온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나는 회사에서 있었던 일상 그리고 아내는 오늘 아들은 이만큼 자랐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집으로 온다. 아들은 미디어에 빠져있다. 노는 게 제일 좋은 놈들이다. 잠깐 뽀로로와 친구들의 재원과 경제활동은 어찌 구성되는지 궁금해한다. 이 20여분의 시간이 제일 평화롭다. 난 약간의 수다와 무의식적으로 운전만 하면 된다. 고민도 불만도 없다. 
 
잠깐이 행복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 저녁 뭐 먹지부터, 아들의 거친 생각과 엄마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내가 되어있다. 좀 놀아주고 아들과 욕실에 튜브를 깔고 물을 받아서 목욕 겸 놀아주기를 한다. 머리 감는 거 싫어하고 수건으로 몸 닦는 거 싫어하고, 로션 바르는 거 싫어하고 기저귀 하는 거 싫어하고, 옷 입는 거 싫어한다. 그래도 이걸 해야 잘 수 있고, 잠을 자야 우리 부부에게 평화가 찾아온다.
 
‘반짝반짝 작은 별’을 불러주면 잘 자던 아이가 이제 ‘반짝 반짝’에 반응해 여 손을 반짝반짝한다. 이럴 때 집 밖에서 순찰차라도 지나가면 망한다. 이제 보통 10시는 되어야 잔다.
 
겨우겨우 아들이 잠이 들면 난 숨소리도 안 내고 일어나서 방문을 나선다. 아내는 너무 피곤했는지 안 일어난다. 혼자 보면 재미없는 TV들을 보다가 지쳐 잘까 하는 고민을 할 때, 아내가 깨서 나온다. 그리고 부엌에서 과자와 맥주를 가져온다. 난 소주…. 밤에 뭐 먹는 거 안 좋은데 따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하다가 아내는 먼저 자러 들어간다. 나는 더 놀 수 있을 것이라 버텨보지만 소용없다. 나도 눕는다. 그래도 내 몸 하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내 가족이 그래도 오늘 하루 많이 웃으며 살 수 있는 것 같아 안도하며 잠이 든다.
 
꿈에서는 회사에서 미처 배려로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시원하게 분출해 낸다. 그러다 깨면 찝찝하다. 욕구불만도 아니고… 시간이 5시 30분이니 좀 더 자야겠다.
‘1시간의 두 번째 잠’ 이것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유일한 시간이다.
 
6시 30분 일어나서 아침 식사 고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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