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머리 스타일, 아빠의 제모

11개월이 지나던 어느날이었다.

정우가 설 무렵이었는데, 정우는 일어나면서 잡을것이 필요 했는지는 몰라도 앉아있는 엄마의 머리칼을 자주 잡고 일어났다.

초희는 자기의 머리가 잡히는게 싫었지만, 귀여운 아들의 행동이고, 일어선다는 아이의 새로운 시도에 그 고통을 참는 것 같았다. 그래도 머리채 잡히는것이 안 아플리가 없고, 그리고 한두번이면 몰라도 계속적으로 잡히는게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한번은 머리를 잡히다 못해, 화가났는지 정우한테 화를 내며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우야 엄마 머리 잡지마. 머리 자르면 안된단 말야. 엄마 단발머리 하면 엄청 바보같단말이야 ㅠ_ㅠ!!!”

이 심각하고 짜증나는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던 나는, 웃음을 참느라 죽는줄 알았다. 그리고 상상했다… 단발의 아내를…

두번째 이야기

엄마와의 분리불안에 항거하여 정우는 엄마의 배꼽에 심취해있다.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을 깨무는데 논리적으로 움푹 패인 부분을 어찌 깨물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것을 느껴보고자(사실은 엄마가 짜증을 내기에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정우가 내 배를 보더니 그냥 지나갔다.
‘털 때문일까? 살이 많아서 일까? 아님 무슨 냄새가 나나??? 아닌데 잘씻고 있는데… 그럼 제모를 해야할까??? 살을 빼야할까?’
하는 고민에 빠졌고 나는 결론을 냈다.

‘살을 빼는 것보다는 제모를 하는것이 쉬우리라…’

제모를 했다. 그리고 정우는 또 무시했다. 아까운 내 털.

익명 설문

좀 더 솔직한 의견을 받기 위해 보통 난 의견을 구 할 때는 익명으로 받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조직진단을 하는 설문을 진행해보았는데.(나도 안다. 이게 얼마 효과가 있을지..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래도 해야지..) 내외부에서 나오는 의견은 역시 설문에서의 질문에 대한 내용의 문의보다는 익명이라 했는데 소속과, 연차를 받으면 익명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대부분이 아니라 의견 중 100%였다.)

사실 소속은 소속 저마다의 특징이 있을 것이라 구분해서 취합하려 했고, 많은 참여를 하기 위해 소속 별로 참여율을 알고 싶었었고 연차는 연차 별로 느끼는 부분이 조금은 다르기에 그것을 데이터의 용도로 삼고 싶었는데, 저마다 느끼는 입장은 달랐다.

사람들에게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솔직한 데이터를 받고 싶은 것이니 맘껏 쓰시라 해도 눈치만 보는 느낌이다.

암튼 실명으로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지만, 내용이 모두 진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말도 안 되고 근거도 없는 비방도 있으며, 가끔은 욕도 쓰여있다. 항상 익명으로 설문을 받은 경우 그 내용을 읽어보면 일부의 막말로 마음의 상처가 많이 된다. 또한 쓰는 사람은 얼마나 무거운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쓰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불편함이 생기는 이런 익명 설문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익명 설문이 필요 없을 만큼 열린 소통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의 관계 그리고 직책의 관계가 존재하는 한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까 싶다. 이런 걸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잘 모르겠다. 사람이 제일 어렵다.

아들의 첫돌

우선 너무 오래되었다 5개월이 지났으니..(2016년 12월 말이었는데 지금이 2017년 5월이다)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첫돌 행사를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우선 형식적으로 사람들 초대해서 사진 찍고, 음식 대접하고, 돌잡이 이벤트 하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냥 돌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그냥 아이의 이름으로 착한 일에 쓰는 게 더 좋다는 생각도 했었다.(아빠의 게임기 구매를 위해 사용된다던가…)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생각은 옅어지고 그래도 하나뿐인 아들의 한 번뿐인 첫돌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 돌 행사를 하자고 했고, 무엇보다 돌 기념으로 사진 찍으려고 구매한 정우의 한복이 이뻐서 우리는 돌 행사를 하기로 했다.

대신 돌상은 우리가 직접 준비하기로, 돌잡이는 하지 않기로, 지인 몇 분만 모셔놓고, 부담 없이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고, 밥 먹는 것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돌잡이의 경우 요즘은 마이크, 청진기 뭐 이런 걸 둔다던데… 나는 처음부터 왜 아이의 직업을 부모가 소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뭐 그렇게 유난을 떠냐 할 수 있겠지만, 난 내가 바라는 건 건강하게 사는 것뿐이었다(약간의 뻥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실타래만 두고, 돌잡이나 별도의 이벤트를 진행하지는 않기로 했다.

우리의 준비는 언제나 초대장부터다 결혼할 때도 청첩장부터 만들었고 기획, 콘텐츠는 나, 그림, 디자인은 아내였다

정우의 첫돌 초대장

돌상은 초희가 담당하기로 했다. 흰색을 좋아하는 초희는 소품을 모으기 시작했고, 나는 액자를 준비하기로 했는데… 액자도 비싸서 우리 집에 있는 아이패드 3형제를 디지털 액자로 쓰기 시작했다. 케이크는 제주에서 커피와 케이크가 가장 맛있는 인디고에 부탁을 드렸다. 떡은 백일 때 맞췄던 떡에서 맞추고,

초희가 차린 돌상의 모습

전문가가 하는 것보다 당연히 이쁘지 않겠지만 뭔가 촌스럽게 글자가 난무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우리의 취향에 맞게 이쁘게 잘 차려진 느낌이었다.

돌상에 앉은 홍정우의 모습

그냥 당일날은 한 3~4시간 동안 오는 손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축하를 받았다. 멀리 육지에서 온 형들 , 동생들 그리고 그 가족들도 있었고, 제주에서 소중한 인연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와주셨다. 또한 오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축하해준 지인들이 너무 많아 행복한 하루였다. 물론 돌 행사가 끝나고, 정우를 보느라 쉬지도 못했지만…

글을 쓰다 보니 이 포스트의 주제가 궁금해졌다. 이 포스트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 나는 내 가족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 정우는 무난하게(…) 잘 크고 지금은 더 컸다.
  • 돌상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는 게 생각보다 퀄리티 좋고, 보람차다
  • 우리 여보 감각 쩐다.
  • 축하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김초희, 홍정우, 홍윤표의 돌기념 가족사진

작가 김초희

내 아내는 화가다. 처음 만날 때는 회사원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육아가 원인이지만..) 임신을 하고 아이가 나올 무렵 자신이 직접 그리고 발로 뛰어 준비한 전시회를 치루고,그 후에도 육아라는 힘든 일을 하면서 그림을 그려 플리마켓 등에 팔았다.

육아 첫 해에는 그냥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두 번씩 마켓에 참여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퇴사를 하고 사업자를 낸 뒤 매 주 그림을 그려 매주 마켓에 나가고 있다. 꽤 본격적이다.

문제는 우리가 자주가는 마켓은 벨롱장이라는 제주세화에서 하는 마켓이다. 세화는 우리집에서 운전만 1시간이 걸리는 멀고도 먼길이다. 또 사람들이 어찌나 부지런한지, 11시부터 두 시간 동안 서는 장에 셀러들은 10시면 이미 도착해서 줄을 서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안 좋은 자리에 터를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9시 전에 보통 출발하는데… 내가 출장이나 업무로 힘들어서 주말에 쉬고 싶어도 육아+ 그림까지 모두 해내는 아내를 보면 나의 주말 정도는 그냥 반납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집에 대충 돌아오면, 오후 5시~6시…

내 아내는 힘들어 하는 남편과 아직 마켓이 재미있을리 없고 바람만 많이 불어 추울 아들에게 항상 미안해 한다.  뭐랄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느라 남편과 자식이 희생하는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난 그런것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재미있을까 그리고 우리가 보람찰까만 생각한다.

우선 난 내 아내에게 내 아이의 엄마, 아내, 그리고 동업자, 화가 로서 바라는것이 몇 가지 있다.

  1. 회사를 그만둔것에 대해 미안해 할 필요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느니, 하고 싶은 일 하는게 돈 버는것보다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내가 벌면 된다.(그래도 돈은 아쉽다…)
  2. 아들과 나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다. 그것도 내 선택이다. 아들에게는 음…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자. 싫으면 말하라고 하자.
  3. 행복하지 않으면 그만해도 된다.
  4. 남자의 특성상 무조건 편 들어주기를 바라지 말자. 난 미술을 알지못하는사람으로서 이야기할거다. 그리고 그 생각이 대부분 구매자의 생각 이기도 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냉정한 것이 무정한 것은 아니다. 난 아내를 믿고 사랑한다.
  5. 난 내 아내가 한번 시작한 컨셉은 3년은 했으면 한다. 선택한 작품의 방식을 꾸준히 해야 실력도 지속적으로 늘고 그 그림을 구매해 주는 사람에게도 사준 작품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뭐가 그리 거창해? 라지만, 이게 내가 사는 방식이다. 난 아내가 1억 짜리 그림팔때까지 내,외조 확실히 해야 한다. 그러면서 내 손에 주부습진은 없어질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내 아내는 “김초희”다. 제주 벨롱장에서의 셀러명으로 실명은 유일하다는 바로 “작가 김초희”다. 그 이름이 더욱 빛이 나길 바란다.
작가김초희의 매대

그리고 작가 김초희의 그림이 더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었으면 한다. 물론 내아내도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쁘게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올해 목표는 그림 팔아 괌 가는거다.
그림 구경이나 문의는 블로그인스타에서 하면 된다. (괌괌괌)

애플워치 액정+디지타이저 교체기(성공이었으나 실패)

애플워치 우측하단 부분의 액정이 꺠져있다

애플워치를 땅에 떨어트려서 액정이 깨졌다. 몇 만원 아껴 보겠다고, 셀프세차를 하러 가서 세제묻을까봐 시계를 빼서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떨어졌다… 결국은 몇 십만원 짜리 세차를 한 것이 되었다.

암튼 리퍼 비용을 알아 보았는데, 41만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셀잇 중고가 30만원 후반대인걸 생각하면 리퍼는 의미없겠다고 생각했고 사설 수리를 알아 보았으나, 애플워치를 취급하는 곳은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던중 자가 수리한 포스트를 보게 되었고 그 블로그의 내용을 토대로 자가수리를 결정했다.

우선 위 블로그에서는 액정만 구매해서 깨진 액정에서 디지타이저를  분리해서 새 액정으로 바꾸는 방식을 시도하셨는데 실패하셨다고 했다… 애초에 디지타이저와 액정을 분리하는것은 손쓰레기인 나의 영역이 아니라는 평소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난 좀 비싸더라도 액정과 디지타이저가 결합된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구매경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 했다. 배송은 한달… 역시 알리는 잊어야 온다더니…

알리에서 주문해서온 교체할 액정

이제 교체 방법을 공유한다.

  1. 우선 애플워치를 끈다.(중요하다)
  2.  장갑을 끼고 히팅건이 없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드라이어를 이용하여, 액정을 달군다.
  3. 달궈지면 액정 과 시게 본체 연결부분의 잡착제가 살짝 녹으면서 분리가 가능하다. 뽁뽁이로 살짝 들어서, 용두가 있는 쪽으로 기타피스같은걸 슥슥하면된다. 용두반대쪽은 선들이 연결되어있어서 불안하다…
    액정을 까뒤집은모습
  4. 케이블 꼽는곳이 작은 판으로 덮여있는데 지렛대의 원리를이용해서 분리가 가능하다.
  5. 본체에 남아있는 접착 찌거기를 깨끗이 제거한다. (중요하다.)
  6. 새로운 액정에 접착용 스티커를 붙인다(늘어나지않게 조심한다.)
  7. 분해의 역순으로 연결과 철판을 덮는다.
    부착을 하기위한 스티커가 동봉되어있다.
  8. 다시 꾹눌러서 액정과 본체를 접착한다.
    정상적으로 교체된사진
  9. 깔끔하게 완료

여기까지다 생각보다는 쉽다 하지만 주의할점은

  • 접착이 잘 되게끔 이물질이 묻지 않게 조심 할 것
  • 접착스티커가 늘어나지않게 조심할것
  • 그리고 바로 술먹으러 가지말것

등이 있다

기쁘다고 술먹으러가서 자랑하다가 또 깨먹었다…

젠장 애플워치 3 나오면 사야지

닥치고 웹 표준